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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할때 오징어땅콩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원작 소설을 읽고

by 글쓰는몽작가 2022.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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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이 최근에 KT시즌(티비앱)과 통합했다. 넷플릭스에 지쳐 넷플릭스 구독을 멈추고 티빙을 보고 있었는데 KT와 합병되었다. 그렇다면 나의 기존 시즌 요금제는 어떻게 되는지 별 친절한 설명과 답변 없이 조용히 합병되고 티빙에 익숙해지고 있다. 불편하든 말든 그냥 나는 호갱인 것 같다.(이번 일뿐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개인적인 일들을 봤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티빙에 보니 넷플릭스에 없는 영화목록이 있었다. 고로 티빙 독점이라는 것이다.

나를 두고 또! 아내가 결혼했다.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한다고 믿고 결혼했는데 나를 두고 또 아내가 결혼했다. 이것은 중혼인데, 이런 말도 안 되고 발칙한 상상력의 영화는 사랑스러운 손예진(주인아 역)이 나오는 영화이다. 우리 곁을 너무 빨리 떠나버린 영화배우 김주혁이 첫 번째 남편, 두 번째 남편은 주상욱이 나온다. 영화를 보고 너무 놀라서 원작 소설을 다시 읽었었다. 이런 발칙한 상상력을 어떻게 소설로 만든 것인지 정녕 한국소설이 맞는 것인가. 소설은 너무도 재밌었다. 축구를 좋아하는 여자주인공과 남자주인공의 연애는 알콩달콩, 둘은 연애만큼 일도 열심히 하며 살아간다. 결혼하고 갑자기 아내가 조금 달라졌다. 사실 달라짐을 느끼기보단 서로가 조금 소원해졌다고 권태기라고 생각하는 찰나, 아내의 깜짝 발표를 한다.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포스터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는 2006년 제2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박현욱 작가의 소설이 원작이다. 그때 당시 상황으로는 일부다처제의 삶을 살아가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들은 있었지만 젊은 세대, 신혼의 부부가 그것도 남자가 아닌 여자가 '남편하나 더 필요해. 남편 하나만 더 갖고 싶어. 갖게 해 줘.'라고 말하다니 놀라웠다. 그렇다면 이런 소설을 쓴 사람은 여자일 것이다. 아니 나의 생각은 처참한 오류였다. 작가는 멀쩡한 남자였다.

 

영화 속 명대사

 

내가 별을 따 달래?
달을 따 달래?
그냥 남편 하나 더 갖겠다는 것 뿐인데.

남자들은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불쾌했을 것 같다. 여자들은 영화를 보고 즐거웠을 것 같다. 나는 즐거웠다. 통쾌했다. 개그와 유머, 모두가 다 재미났다. 특히 어떤 남자들은 사랑스러운 애교를 보여주는 손예진이기에 다 납득할 수 있다고 했다. 그 당시 남녀 간의 대화에서 남자가 여자를 사랑한다는 절대적인 표현으로 하늘의 별과 달을 따준다고 했는데, 여주인공은 별도 달도 소용없고 남편하나만 더 갖고 싶단다. 남편이 무슨 명품백도 아니고 말이다.

 

아내가 결혼했다는 나의 시각을 바꾼 계기였다. 결혼과 연애에 있어 꼭 일부일처여야 하는가. (나는 아직 일부일처제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일처가 아닌 평생 한 사람만, 평생 한 사람이 아닌 동시에 여러 사람과 사랑할 수 있을까. 동시에 여러 사람들과 사랑을 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폴리아모리’(비독점적 다자연애)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아내가 결혼했다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결혼과 연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나의 눈을 동그랗게 만들었다. 당연히 영화와 소설을 모두 화제가 됐고 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폴리아모리 (polyamory)
감정적·성적으로 끌리는 여러 명의 대상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경우 혹은 그러한 사랑의 형태를 일컫는 말로 다자연애라고도 한다.
두산백과 출처 폴리아모리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나온 공동육아

남과 여, 커플 간 서로를 독점하지 않는 다자(多者) 간 사랑 또는 비독점적 다자 간 사랑 또는 비배타적 다자 간 사랑 혹은 여두명이상의 동시 연애 관계를 포함하는 것을 흔히 다자연애라고도 부른다. 이들의 사상은 폴리아모리주의(polyamorism, 폴리아모리즘), 폴리아모리를 실천하고 지향하는 이들은 폴리아모리스트(polyamorist)라 한다.

그들은 사랑과 연애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동일한 형태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세 명 이상의 사람들이 가족과 같은 또는 인간적인 유대를 가진 느슨한 관계를 형성하는 경우도 있고 모두 함께 일종의 가족이 되고 공동체 생활을 하며 아이를 낳고 함께 키우는 공동육아와 공동 재산을 갖기도 한다. 아내가 결혼했다는 영화나 소설에서만 나오는 발칙한 상상력 같지만 우리가 아는 사회테두리가 아닌 다른 곳에서는 실제로 행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그들이 행복한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굉장히 부러웠던 것은 하나 있었다. 

공동육아, 첫 번째 남편의 아이일 확률이 높지만 여주인공은 어떤 남편의 아이인지 밝히지 않는다. 두 번째 남편은 그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사랑하는 여자의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인다.

 

글을 쓰고 보니 마치 내가 폴리아모리에 빠진 주책바가지인 것 같지만 부러운 것은 부럽다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나에게 만약 두 번째 생을 선택할 수 있다면 폴리아모리? 그것보다는 학교 다닐 때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싶다. 그리고 책을 많이 읽고 싶다. 독서와 사색은 인생을 바꾸니깐 단지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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